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를 설립하고
인류를 화성에 이주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00여년 전, 일론 머스크 만큼이나 화성에 열심인 로웰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화성이 지구와 비슷해서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지를 알고자 했던 것이다. 그들의 이런 화성에 대한 사랑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1976년 화성 탐사선 바이킹 1호가 화성 표면에서 촬영했다는 사진이다. ‘화성의 얼굴’ 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외계인이 화성에 남긴 고대문명의 흔적이라며, 美 정부와 과학자들이 이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물론 이는 거대한 바위산이고 지형의 음영 때문에 얼굴처럼 보여진 것으로 나중에 확인 됐다.
화성은 태양계 여러 행성 중, 지구랑 가장 비슷하다. 하루의 길이도 비슷하고 자전축도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 변화도 있다. 온도가 낮고 대기가 지구와 다르지만, 암석과 토양이 존재한다. 토성이나 목성처럼 가스로만 구성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금성처럼 대기압이 너무 높지도 않다.
그래서 화성은 매력적이었다. 혹시 인류가 살 수도 있는 또다른 행성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1960년대부터 인류의 화성 탐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화성에 대한 열렬한 사랑꾼, 로웰
이런 화성에 대한 관심에 불을 확 지핀 사람은, 1855년에 태어난 '퍼시벌 로웰' 이라는 미국인이었다. 이 분은 우리 조선을 방문하였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 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기도 하다. 로웰은 화성에 푹 빠져들어 자기 돈으로 천문대를 지었다. 애리조나주 2천 미터의 고지대에,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망원경을 설치하면서, 세상을 뜨기까지 15년간을 화성 관측에 매달린다.
화성을 관측할 수 있는 조건이면 날씨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망원경에 눈을 갖다댔다. 이 눈물겨운 관찰의 결과로, 화성에는 대운하가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자신이 대운하라고 관측한 구조물을 선으로 그려 운하지도를 완성했다. 당연히 화성인(火星人)도 존재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1908년에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화성」 이라는 책도 저술했다.
로웰은, 현재 화성이 위기를 겪고 있는데, 유일하게 물이 있는 화성의 극지방 얼음의 물을 화성 곳곳으로 끌기 위해 대운하가 건설됐다고 생각 했다. 그는 그렇게 믿고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화성 탐사선이 화성 표면을 촬영하여 확인한 결과, 운하 같은 것은 없었다. 로웰의 노력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화성을 개척하라, 일론 머스크
21세기에 들어와 과학의 발전은 눈부시다. 그 최일선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있다. 테슬라가 12월 13일 선보인 로봇 '옵티머스 2세대' 는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요즘 흔히 하는 표현으로 '미쳤다'.
AI로봇들에 의해 인류의 삶이 위협받은 상황이 단순한 영화적 상상이기를 바랬는데, 그게 현실이 될수도 있겠다는 불안이 올라온다. 나만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에는 'SpaceX' 가 있다. 우주를 개척하고, 특히 화성을 탐사하면서 2030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과 첨단 기술력을 가지고 쎄게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 일이 쉽겠는가. 여러 난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갈 우주선 제작도 필요하고, 인간이 화성에서 생존해 갈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2030년까지 되리라고는 웬지 쉬어보이지 않는다.
그가 화성에 인간을 이주시키려는 목적은, 인류의 '멸종 위기' 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지구에서의 대규모 재앙, 자연 재해, 전쟁 또는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 등으로 인류가 지구에서 더 이상 생존이 어려울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는 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개발하고, '스타쉽(Starship)' 이라는 대형 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지구와 화성간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스타링크'라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막대한 자금도 동원되어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추진할 수 없는 일들이다. 하지만 그는 하고있다.
화성에 대한 짝사랑(?)
퍼시벌 로웰의 화성에 대한 사랑은 진실했고 열렬했다. 하지만 결론은 짝사랑이었다. 그래서, 칼 세이건도 그의 책 「코스모스」에서 퍼시벌 로웰을 다루는 장(章)의 제목을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라고 달았다. 사랑이 진실했을지언정, 결과는 해피앤딩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어떨까? 물론, 그의 도전정신과 거침없는 상상력은 존중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인류의 화성이주 계획에는 웬지 응원을 보내기 어렵다.
첫째, 그의 동기가 음울하다. 그는 지구가 더이상 인류의 삶의 터전이 되지 못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막대한 비용을 지구를 이탈하는 방식 개발에 사용한다. 벌써 수 십조원이 투입되었을 것이다.
이 비용을, 현존하는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수한 두뇌들의 역량도, 지금의 우리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데 쓰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둘째, 아무리 큰 우주선을 만들어본들, 얼마만큼의 사람이나 수송할 수 있겠나? 결국 소수의 특권층들만 이주하게 될 것이다. 그 특권층들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부(富)의 대부분을 자기들 손에 들어오도록 하면서, 많은 일반 대중들의 삶의 피폐에는 별 관심이 없던 자들이 아니던가? 그들은 어쩌면 지구라는 행성 자체에 별로 애정이 없는 자들일지도 모른다.
물론, 일론 머스크가 화성이주 계획이나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과학의 발전이 앞당겨져,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라는 것은, 그것을 선한 목적으로 개발하고 다룰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인간의 도구가 된다.
우리 의식은 아주 저열한데, 첨단 기술을 갖게되면, 그것은 '오버스펙' 이다. 어쩌면 갖게 된 걸 후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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